들어가는 말.
잘한 점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했다는 점.
아쉬운 점은 그 무언가를 과연 적절한 수준과 난이도로 지속했는지 의문이 남는다는 것.
와~ 취업했다.
지나간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좋은 걸까 나쁜 걸까...
분명 부트캠프를 수료하고 취업이 안되었던 5개월간 아.. 무척 힘들었던 것 같은데 지금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역시 인간은 망각의 동물.
지난 기간은 '조급함'과 '하지만 난 나의 길을 가겠어'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였다. 결국은 그 둘 사이의 어딘가로 타협해 현 회사에 입사를 했다. 아직 입사 한 달이 채 안되었으므로 회사 얘기는 나중에 하고, 오늘은 상반기 회고라는 목적에 충실해보려고 함.
이번 상반기 목표는 "상반기 내 취업" 이었고 그 목표는 달성할 수 있었다.
취준 기간동안 수많은 회사의 면접을 보고 또 조건을 보고 가지 않기로 한 회사들도 있었다. 입사 제안을 받다 보니 현재 상황에서 어디까지가 나의 적정선인지 파악하는게 가능해졌고, 결과적으로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채용 시장이 갈수록 안좋아진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에, 다른 경쟁자들 특히 비전공 부트캠프 출신 사이에서도 차별점을 만들기 위해서 실무 경력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가장 도움이 되었던 말은, 내가 어떤 회사에 속해있던지 나는 나만의 개발을 하면 된다는거였다. 그게 중소SI든, 스타트업이든, 대기업이든...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나의 개발을 묵묵히 해나가면 된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이 말을 한 사람이 아마 구글 개발자셨던 것 같은데 정확하게 어느 분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무튼 그래서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 - 나를 찾아주는 회사에 빠르게 들어가자! 를 실천했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스타트업에 입사하게 되었다.
1월 : 원티드 프리온보딩 인턴쉽
기록의 순기능 중 하나는 회고를 쓸 때 편하다는 것이다. 회고도 기록이니 올 연말 1년 회고를 쓸 때 편해지겠지.. 아무튼.
12월 말부터 원티드에서 진행하는 프리온보딩 인턴쉽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FE 취준생에게 이 프로그램을 강추하는게, 한 단계 더 고급 개념의 리액트를 접할 수 있다. 단순 구현 때는 잘 생각하지 못했던 성능 최적화라던지, 클린 코드, 관심사 분리 등을 주제로 매주 강의도 진행하는데 무료 교육이면서 퀄리티가 괜찮고 기업 과제라는 형식으로 매주 1회 팀 과제도 진행한다. 팀 과제는 실제로 받아본 기업 과제에 비해 난이도는 낮은 편이었던 것 같음.
여기서 잘한 점은 9명 있는데서 팀장 맡은 것. 별로 하는 일은 없었다만 tsconfig, eslintrc 같은 파일 직접 수정하면서 초기셋팅에 익숙해졌다는 점? 그리고 어떻게 해야 많은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도 했었고 여러모로 좋은 경험이었음. 그리고 추상화라던지 관심사 분리와 같은 개념에 대해서 좀 더 익숙해지고 스스로 도입해보는 계기가 되었음. 현재까지도 이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아마도 작년 메인 프로젝트 때 클린코드에 대한 고려를 하지 않고 짰다가 리팩토링하면서 다 갈아 엎은 기억때문에 이렇게 되어버린 것일 수도... 의존성 역전 법칙...
2월 : 사이드 프로젝트
그리고 2월부터 3월까지는 팀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웹소켓이라던지 SSE 라던지 전에는 해본적 없는 새로운 기술을 공부해서 도입했고, 실무에서 많이 쓰이는 타입스크립트와 리액트 쿼리등도 연습해보는 계기가 됨. 이때도 모듈화 집착녀가 되어서 코드 리뷰를 정말 열심히 했었다. 코드가 돌아가는 것도 돌아가는건데 뭔가 정리정돈 집착녀처럼 이건 객체화해서 모듈로 만들어야 한다구욧! 상태가 되어버린 것 같음. 그래서 전보다 스스로 이해하기도 쉽고 노력을 많이 한 코드를 짰다고 생각함. 뭐 지금은 그런데 또 어떨지 모르지...
이 때에도 팀장아닌 팀장을 맡아서 소프트스킬 연마에 노력을 했는데 잘한 점이라고 생각함. 그런 방면으로 팀원들한테 좋은 피드백도 받고 뭔가 밀도있게 딱!딱! 했던 느낌이라 그 시간 자체가 되게 만족도가 높았던 것 같다. 그 때의 조금 긴 기록
3월 : 취준 시작
이 기간부터 뭘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 3월 2주까지 사이드 프로젝트 버그 수정과 리팩토링을 했었고, 어떤 회사에 1차 2차 면접 및 과제 준비를 했던 것 같다. 그 회사의 채용까지 체감 거의 한 달 정도 소요되었던 것 같은데 지금 보면 알겠지만 그 회사엔 가지 않았다. 지금도 가지 않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기술 스택이 좀 달랐고 업계 자체가 일반 웹개발이 아니었음. 이런 문제는 둘째치고 연봉 협상 과정에서 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거절했던 기업이다.
잘 했던 것은 그래도 면접 경험, 과제 경험을 쌓았고 채용까지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봤다는 점? 그리고 전혀 1도 모르는 프레임워크로 일주일만에 결과물을 만들었었다는게 굉장히 놀라운 점이다, 다시 생각하니... 그런데 이 때부터 심적으로 좀 힘들었던게 채용이 되었음에도 뭔가 약간의 마상을 입게 되어서 내가 거절한 일임에도 뭔가... 의지가 뚝 떨어졌었다고 해야될지, 살짝의 취준 번아웃이 왔던 것 같다. 그리고 이 때 과제를 열심히 했음에도 피드백을 단 1도 받지 못해서, 이후의 채용 과정에서 과제 전형이 나오면 의지가 팍삭 깎여버리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생각해보니 이 전에도 과제를 하긴 했었구나, 그땐 실력 부족으로 광탈하긴 했다...ㅋㅋ) 이 때의 기록
4월 : 아마도 취준이겠죠, 근데 뭘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이유는 같은 일상의 반복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이력서 수정, 회사 지원, 면접 준비, 면접, 면접 피드백, 다시 이력서 수정 및 지원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을 무한으로 돌리고 있었는데 정말 많은 서류를 넣었음에도 합격이 잘 되지 않아 좀 위축이 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때부터 이력서에 자기소개서를 첨부하기 시작했고 여러 노력을 거쳐서 점점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가는 빈도수가 늘어나게 되었다. 평균적으로 주 1~2회는 면접을 보러 다녔음.
이 때의 잘한 점은 기계처럼 면접을 보러다녔던 점, 면접 전후로 셀프 피드백을 남겨서 다음 면접에서 보완했던 점, 매일 오전 스크럼 하면서 루틴 유지했던 점, 매주 현업 개발자들과 하는 프레젠테이션 스터디 참여 등이 있다. 아쉬운 점은 뭔가 좀 더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를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점...? 하지만 사람마다 견딜 수 있는 스트레스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뭐 이건 차차 고쳐야 할 점이라고 생각함.
4월 한 달이 가장 힘들었던 달이었다. 3월 말에 그렇게 입사를 취소하고 다시 다른 회사를 찾아야 하는데 뭔가 의지가 팍 꺾인 느낌이라... 그리고 3월까지 면접 스터디도 운영중이었는데 그 스터디도 루틴에서 빠지게 되어서 다른 것보다 심적인 부분이 힘들었던 것 같다. 이 때 도움이 되었던 것은 매일매일 루틴을 유지하기 위해 했던 데일리 스크럼과 주 1회 오프라인 스터디, 그리고 지속적인 피드백이었다.
면접 같은 경우 처음에는 정말 많이 떨었지만, 면접에서 나오는 질문을 통해 내 강점이 무엇이고 강조할만한 점이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하면서 점점 자연스럽게 답변할 수 있게 되었다. 강점이 개발자치고 말을 잘 하는 점이었어서 ㅋㅋ 면접 답변을 준비할 땐 최대한 외운 티 나지 않게 키워드 위주로 자연스럽게 답변하려고 노력했다. 사실 면접도 많이 떨어져서 뭔가 개발자 정신으로 공유할만한 팁은 없긴 함. ㅎㅎ; 기술 면접 같은 경우 평소에 해당 기술에 대한 본인의 생각과 경험을 잘 정리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어떤 면접에서는 무슨 기술의 동작 원리, 이러한 부분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물어보기도 했는데 평소의 경험이 잘 발휘되어서 면접에서 좋은 피드백을 듣기도 했다.
스스로 회사가 되어보세요.
또 한 가지 마인드 관련 팁이 있다면, 자기 자신이 회사가 되었다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사람이 오랜 기간 한 가지만 하게 되면 생각이 고립되고 그래서 더 넓은 시야를 갖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피드백의 중요성..) 무한 취준의 굴레에 갖히다 보면 도대체 뭐가 문제지? 싶으면서 그걸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도무지 모르겠는 그런 시점이 오는데 - 난 그랬다. - 그 때 이런 마인드셋이 생각을 환기시키는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회사 대 사람이 아니라, 회사 대 회사로 계약을 맺는다고 치면 계약을 따기(?) 위해 그 회사가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보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나는 이러한 장점이 있으니 원하는 바를 이뤄줄 수 있다고 스스로를 영업하게 되는 셈이다. 그리고 원하는대로 계약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나라는 '사람'이 아닌 그냥 회사끼리 뭐가 안맞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다음에 보완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그만이기 때문에 마음이 여린 자라도 덜 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된다. ㅎㅎ
이런 마음가짐이라서 그랬는지 면접때 긴장이 덜하고 뭔가 뻔뻔한 영업사원이 된 느낌으로 보게됨. 말도 평소보다 잘 나온다. 비즈니스적으로...ㅋㅋ
5월 : 취준, 스터디 운영 ...
이때까지 이력서, 포트폴리오, 자기소개서를 갈아엎고 여전히 면접을 보러다녔음. 이력서를 하도 넣다보니 이제 넣을 회사가 없을때 즈음 현재 회사에서 면접 제의를 받게 되었고 기술면접 뒤에 C레벨 면접 보고 합격해서 다니고 있다.
사실 1월부터 3월까지 운영했던 면접 스터디가 큰 도움이 되었기에, 면접 퀄리티를 높이고자 다시 스터디를 모집했는데 일주일 하고 덜컥 취업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3번이나 아주 밀도있게 하긴 했다. 그리고 그분들 중 다른 한 분이 얼마전에 또 취업 소식을 전해오셔서 최종합격률 약 70%를 자랑하는 스터디가 되어버림. ㅋㅋㅋㅋㅋ
5월의 잘한 점은, 이 회사는 특이하게도 2차 면접에서 간단한 기술 과제 및 프레젠테이션을 요구했는데 그 과제를 정말 성심성의껏 해갔다는 점..? 그리고 노션api 를 사용해 블로그를 만드는 개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진행중이다. 하다 멈췄지만 다시 할 예정이다... 아쉬운 점은 사실 5월엔 딱히 없는데 뭔가 밀도있게 집중해서 블로그를 배포했어야 했는데 아직도 하지 못한 점을 들 수 있겠다.
사실 4월달에 어떤 스타트업 과제를 진행하면서 실력을 떠나 나의 성의가 보이지 않아 떨어졌던 경험이 있었다. 블로그를 구현하는 과제였는데 내가 과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인지... 아무튼 탈락 통보를 받은 뒤로, 다음엔 과제를 받으면 120% 아니 150%를 해가야겠다고 바득바득 이를 갈던 와중이었다. 아예 과제 범위를 그냥 벗어나서 그걸 활용한 뭔가 간단한 것을 만들어갔는데 반응이 좋았다. 유명 교육과정을 수료하신 분과 내가 최종까지 올라갔는데 과제로 막판 뒤집기를 해서 내가 채용이 되었다는 비하인드도 있다..ㅋ
그래서 과제 전형의 꿀팁도 남기자면... 상대가 이 과제를 통해 무엇을 보고싶은지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과제를 통해 내 의지와 열정을 그득그득 담으면 이렇게 막판 뒤집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약간의 운도 따르면 좋다.
R=vd 니까... 이제부터 다음 목표를 위해.. 매일매일 꿈을 꾸겠어...
맺음말.
남은 하반기의 목표는 개발자로서 기본기를 쌓고 자리를 잡아가는 것.
리액트를 좀 더 심도있게 파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고급 코드를 이해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려면 자바스크립트 및 자료구조에 대한 기본기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그래서 이제 리액트를 공부하면서 이런 기본기에 대한 학습을 병행하게 될 것 같음. (눈앞에 닥친 기말고사를 해결한뒤에요...)
그리고 방송대 컴공과를 등록했기 때문에 CS 기본기도 천천히 쌓아갈 예정.
끝으로, 책추천. 함께 자라기 : 애자일로 가는 길.
적절한 난이도로 의도적 수련을 계속하며 기술을 갈고 닦아볼 생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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